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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게임 공략법 ┚ 오락실황금성 ┚♤ 19.rnf665.top ⇔(시사저널=이석 기자)
대한민국이 저성장·저출생의 늪에 빠졌습니다. 인구 소멸은 곧 지방소멸을 뜻하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도, 주거도, 육아도 빠진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청년이 떠나고 노인만 남는 현실이 고착되고 있습니다. 소멸과 집중의 속도를 늦추고 균형을 회복하는 일은 지금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의 시급한 시험대이기도 합니다. 시사저널은 2025년 말까지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의 현장, 쟁점, 대안을 심층 추적하는 연중기획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각 지역 독자 여러분의 생생한 제보를 바탕으로 삶의 현장을 밀착 취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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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본리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야간에도 불이 꺼져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지난 7월7일 오후 3시,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중구 동성로는 과거의 화려함을 잊은 듯 쓸쓸한 풍경을 자아냈다. 한때 이곳은 서울 명동, 부산시 서면과 함께 전국 3대 상황금성게임동영상
권으로 꼽혔다. 1990년대까지 랜드마크였던 대구백화점 본점 매출이 신세계 본점을 압도할 정도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동성로의 명성이 많이 약해졌다. 동아백화점 본점을 시작으로 노보텔, 롯데 영프라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젊은층의 약속 장소였던 동아백화점 본점 건물은 2021년 폐업 이후 4년째 방치된 상태다. 기자릴게임 코리아
가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졌음에도 중심 상권을 오가는 인파는 드물었다. 공실률도 급증했다. 동성로 중심상가 5곳 중 1곳이 비어있다 보니 '상가 임대'라는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젊은층이 빠져나간 동성로 주변은 4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촌으로 변모했다. 2020년대 초부터 현대건체리마스터 공략
설과 대우건설, 포스코E&C, SK건설 등이 경쟁적으로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동성로의 속살은 타들어가고 있다. 입주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분양을 마무리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공장이 들어서 있는 평택이나 아산의 경우 분양을 시작한 지 한 달 투자전략
만에 마무리지었다"면서 "대구 현장의 경우 핵심 상권임에도 4년이 넘도록 분양률이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회사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대구에 있는 다른 현장의 경우 분양률이 20~30%인 곳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일부 건설사는 분양을 중단했다가 입주를 앞두고 재분양에 나서기도 했다. 서둘러 미분양 물량을 털려다 보니 할인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계약금이나 중도금 무이자 대출,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은 기본이다. 분양가를 1억원 가까이 낮췄는데도 불구하고 찾는 사람이 없다고 호소한다.
대구시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할인분양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대구의 상징인 83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시사저널 최준필
부자 동네 수성구에도 '불꺼진 창' 늘어
실제로 기자가 대구시내를 둘러보는 동안 아파트 외벽에 '선착순 1억원 이상 추가할인' '현금 보상 특별혜택' 등의 플래카드 문구를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 지역의 한 시행사 관계자는 "할인해도 분양이 안 되다 보니 계약자에게 혜택을 더 얹어줄 수밖에 없다"면서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3000만원 안팎의 현금을 되돌려주는 것이 이곳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분양 때마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수도권과 비교되는 풍경이다. 정부는 지난 6월28일 아파트 대출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한 이른바 '6·27 규제'를 단행했다. 이후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잠시 주춤해졌다. 하지만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을 중심으로 언제든 가격 폭등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 물량은 더 큰 골칫거리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6678가구다. 이 가운데 악성 미분양 주택이 2만7013가구에 이른다. 문제는 전체 악성 미분양 주택 중에서 83%인 2만2397가구가 지방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도 대구는 3844가구(14.2%)로 전국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그래서일까. 대구의 밤거리는 다른 도시보다도 더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분양률이나 입주율이 낮다 보니 밤에 불이 들어온 세대보다 불이 꺼진 곳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시공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미분양·미입주 세대에 대한 공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기존 분양자들과의 갈등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감삼지구에 위치한 '해링턴플레이스'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한때 KTX 서대구역 개통과 함께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분양률 역시 100%를 기록했다. 하지만 입주 과정에서 전체 566세대 중 100세대가 입주를 하지 않았다. 시공사인 효성중공업 측은 미입주 세대의 분양 계획을 취소한 뒤 공매 처분 계획을 밝히면서 분양자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분양·미입주 공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동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세계건설은 2023년 '빌리브 헤리티지'를 분양했지만, 전체 146가구 중 25가구만 분양에 성공했다. 입주한 지 2년여가 지났지만 불이 켜진 가구가 거의 없는 '유령 아파트'로 전락한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최근 미분양된 121가구를 공매에 넘기는 과정에서 기존 입주자들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지에서 만난 건설업체나 분양대행사, 부동산업체 관계자들은 "출구가 안 보인다"고 한목소리로 토로한다. 이들은 2020년 전후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아파트 공급을 미분양 사태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대형 건설사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올해는 어떻게 넘긴다 해도 내년, 내후년에 입주 예정인 대기 물량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대구의 미분양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건설업체의 자금은 씨가 말라가고 있다.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 계열사들은 그나마 버틸 여력이라도 있지만, 영세 지역 건설업체들은 사실상 연쇄 폐업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권의 건설업 연체율은 1.01%로, 2016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 비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은 이미 10%를 돌파한 상태다. 지역 미분양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건설업을 넘어 금융권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대구가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대구의 인구 감소세가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에만 1165명 이상이 대구를 떠났다. 대부분이 20대 청년층이었다. 전국 최저 수준인 30%대의 청년 고용률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 인구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대구의 인구는 최근 10년간 5%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에 반해 아파트 공급은 늘린 수요 예측 실패가 결국은 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대구는 울산보다 인구는 많은데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같은 대기업이 하나도 없다. 이게 대구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라면서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난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다 보니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미분양 구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기자에게 "대구는 보수의 심장으로 창조경제를 펼쳐 왔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해준 것이 뭐가 있냐"는 거친 말까지 했다.
정부는 최근 지방 아파트 미분양 사태 해결을 위해 25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했다. LH가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한 뒤 일정 기간이 흐르면 이자를 얹어 되파는 방식이다. 하지만 2만 가구가 넘는 지방의 악성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 임원은 "결국에는 건설회사가 웃돈을 주고 미분양 주택을 다시 사와야 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시기를 늦췄을 뿐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올 1분기 대구 떠나간 인구 1165명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근본적으로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 주택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지역 아파트 거래를 활성화시킬 만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결국은 관망세에 있는 대구 현지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거나 규제로 묶여 있는 수도권 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해야 한다"면서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부동산 경기침체 당시 취·등록세 면제나 양도세 5년간 면제 등의 조치를 통해 큰 효과를 본 만큼 정부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역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 하도급에서 분양, 금융권까지 연쇄반응을 일으켜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수요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지역 미분양 아파트 민간 매입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해 주거나 향후 5년간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은 이어 "지역 아파트의 미분양 사태는 분양가가 높은 데도 원인이 있다"면서 "대책을 세울 때도 현재 거래되는 아파트와 악성 미분양 물량을 분리해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저성장·저출생의 늪에 빠졌습니다. 인구 소멸은 곧 지방소멸을 뜻하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도, 주거도, 육아도 빠진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청년이 떠나고 노인만 남는 현실이 고착되고 있습니다. 소멸과 집중의 속도를 늦추고 균형을 회복하는 일은 지금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의 시급한 시험대이기도 합니다. 시사저널은 2025년 말까지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의 현장, 쟁점, 대안을 심층 추적하는 연중기획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각 지역 독자 여러분의 생생한 제보를 바탕으로 삶의 현장을 밀착 취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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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본리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야간에도 불이 꺼져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지난 7월7일 오후 3시,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중구 동성로는 과거의 화려함을 잊은 듯 쓸쓸한 풍경을 자아냈다. 한때 이곳은 서울 명동, 부산시 서면과 함께 전국 3대 상황금성게임동영상
권으로 꼽혔다. 1990년대까지 랜드마크였던 대구백화점 본점 매출이 신세계 본점을 압도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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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졌음에도 중심 상권을 오가는 인파는 드물었다. 공실률도 급증했다. 동성로 중심상가 5곳 중 1곳이 비어있다 보니 '상가 임대'라는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젊은층이 빠져나간 동성로 주변은 4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촌으로 변모했다. 2020년대 초부터 현대건체리마스터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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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대구의 밤거리는 다른 도시보다도 더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분양률이나 입주율이 낮다 보니 밤에 불이 들어온 세대보다 불이 꺼진 곳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시공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미분양·미입주 세대에 대한 공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기존 분양자들과의 갈등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감삼지구에 위치한 '해링턴플레이스'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한때 KTX 서대구역 개통과 함께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분양률 역시 100%를 기록했다. 하지만 입주 과정에서 전체 566세대 중 100세대가 입주를 하지 않았다. 시공사인 효성중공업 측은 미입주 세대의 분양 계획을 취소한 뒤 공매 처분 계획을 밝히면서 분양자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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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만난 건설업체나 분양대행사, 부동산업체 관계자들은 "출구가 안 보인다"고 한목소리로 토로한다. 이들은 2020년 전후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아파트 공급을 미분양 사태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대형 건설사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올해는 어떻게 넘긴다 해도 내년, 내후년에 입주 예정인 대기 물량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대구의 미분양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건설업체의 자금은 씨가 말라가고 있다.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 계열사들은 그나마 버틸 여력이라도 있지만, 영세 지역 건설업체들은 사실상 연쇄 폐업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권의 건설업 연체율은 1.01%로, 2016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 비은행의 건설업 연체율은 이미 10%를 돌파한 상태다. 지역 미분양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건설업을 넘어 금융권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대구가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대구의 인구 감소세가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에만 1165명 이상이 대구를 떠났다. 대부분이 20대 청년층이었다. 전국 최저 수준인 30%대의 청년 고용률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 인구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대구의 인구는 최근 10년간 5%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에 반해 아파트 공급은 늘린 수요 예측 실패가 결국은 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대구는 울산보다 인구는 많은데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같은 대기업이 하나도 없다. 이게 대구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라면서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난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다 보니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미분양 구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기자에게 "대구는 보수의 심장으로 창조경제를 펼쳐 왔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해준 것이 뭐가 있냐"는 거친 말까지 했다.
정부는 최근 지방 아파트 미분양 사태 해결을 위해 25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했다. LH가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한 뒤 일정 기간이 흐르면 이자를 얹어 되파는 방식이다. 하지만 2만 가구가 넘는 지방의 악성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 임원은 "결국에는 건설회사가 웃돈을 주고 미분양 주택을 다시 사와야 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시기를 늦췄을 뿐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올 1분기 대구 떠나간 인구 1165명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근본적으로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 주택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지역 아파트 거래를 활성화시킬 만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결국은 관망세에 있는 대구 현지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거나 규제로 묶여 있는 수도권 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해야 한다"면서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부동산 경기침체 당시 취·등록세 면제나 양도세 5년간 면제 등의 조치를 통해 큰 효과를 본 만큼 정부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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