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모인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부터)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포기 등의 종전안을 통첩한 가운데, 유럽에선 이 방안이 러시아 ‘재침공’ 빌미가 될거란 우려가 쏟아진다. 유럽 국가들이 또다시 우크라이나 전쟁 논의에서 ‘패싱’ 당한 데 대한 충격도 감지된다.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 황금성게임랜드 프를 설득해 세부 내용을 수정하려 애쓰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영국 가디언 보도를 종합하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모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영국·프랑스·독일·일본·캐나다 등 11개국 정상은 22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내어 “우리는 국경이 무력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릴게임방법 원칙을 분명히 한다. 또 우크라이나군에 제안된 (군사력) 제한 조치들이 우크라이나를 미래의 (러시아의)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종전안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격전지인 돈바스 영유권을 포기하고, 군 병력을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 온라인골드몽 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무기를 가질 수 없고, 나토(NATO)에도 가입할 수 없다.
그 대가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10년간 보장한다. 10년이 지나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돈바스 포기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데다, 미국의 안전 보장 방식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일어왔다.
바다이야기예시 11개국 공동성명은 종전안이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필요한 주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이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한 토대”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유럽연합(EU) 가입은 미국·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정할 일이 아니라 회원국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고도 덧붙였다.
유럽 개별 나라들에선 더욱 격앙된 목소리가 나온다. 보 릴게임황금성 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기고문에서 종전안이 “1938년 서방 민주국가들이 전쟁(제2차 세계대전)을 피하기 위해 체코슬로바키아를 히틀러에게 넘긴 뮌헨협정의 반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허구의 평화 방안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거세를 요구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친구’를 자처하는 이들의 완전한 항복”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의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엑스(X)에 “우크라이나는 푸틴의 침략 범죄 피해자이며, 미국·유럽연합 국가들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평화 협상에서 최종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썼다. 종전안이 ‘푸틴 편’으로만 기울어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은 유럽 안보를 좌우할 문제에 자기들이 재차 배제된 데 대해서도 당황한 분위기다. 이번 종전안은 지난달 말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와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키릴 드리트리예프 러시아 특사가 의논해 입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등 유럽 나라들은 여기에 끼지 못했다. 앞서 지난 8월15일 트럼프가 미국 알래스카에서 푸틴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했을 때도 유럽 정상은 자리에 없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종전안이 “유럽과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더 광범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전쟁은 당사국의 머리 위에서 열강(미국·러시아)이 결정해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더욱 강력한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유럽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종전안 수용 시한으로 제시했던 27일 전에 트럼프를 설득하려 안간힘이다.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국가안보보좌관들은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쪽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특사, 대니얼 드리스컬 육군 장관 등과 만난다. 이날 트럼프가 종전안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종 제안’은 아니라고 한 만큼, 유럽은 푸틴에 대한 양보의 폭을 줄이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유럽연합은 24일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해 종전안에 대한 대응을 논의한다. 프랑스·영국 주도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후 ‘안보군’ 배치를 추진하는 ‘의지의 연합’ 국가들 역시 25일 화상 회의를 갖는다. 27일 전에 유럽의 단일한 입장을 세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가 유럽 뜻대로 물러서 줄지는 미지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드리스컬은 21일 유럽 당국자들과의 회담에서 “우리(미 정부)는 세부사항을 협상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유럽 쪽 회의 참석자는 양쪽의 큰 견해차에 “격렬한 회의”가 이어졌으나, 미국이 요지부동이어서 회의 분위기는 “역겨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푸틴은 이날 국가안보위원회 회의에서 종전안이 “최종 평화 정착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등 유럽을 향해선 “우크라이나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은 아직 환상 속에 있으며 전장에서 러시아를 패배시키기를 꿈꾼다”고 비꼬았다. 종전안 협상 당사자였던 드미트리예프 역시 21일 엑스에 이 계획이 “우크라이나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방이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향후 협상에선 오히려 더 많은 양보를 서방으로부터 얻어내려 할거란 관측도 나온다. 반푸틴 성향 러시아 언론 베르스트카는 크렘린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크렘린이 종전안을 ‘푸틴이 서명할 수 있을 만한 합의’로 보지는 않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병력을 60만명으로 줄인다는 조항도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이 매체에 푸틴이 종전을 “서두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