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제작소에서 직원이 연두색 차량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뉴시스


연두색 번호판의 배신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고가 법인 차량의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한 정책이었지만, 시행 1년 만에 판매량이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연두색 번호판의 인식이 '부의 상징'으로 바뀌면서 정책의 실효성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수입차 법인 구매는 9721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7880대) 대비 23.4% 증가한 수치다.
전체 판매 중 법인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년 32.5%에서 34.5%로 2%p 늘었다. 법인으로 구매한 모든 수입알라딘오락실
차가 전부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수입 법인차가 고가 차종에 몰려있다는 점에서 지난해와 구매 심리가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올 1분기를 통틀어 보면 지난해 대비 법인 차량 증가세는 더욱 눈에 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1억원 이상인 법인차 판매량은 1만2221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대박카페25시
9991대)보다 무려 22.3% 늘었다.
'연두색 번호판'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월부터 2000cc 이상 승용차 중 가격이 8000만원 이상인 법인차에 부착하도록 한 정책이다. 고가 자동차를 법인으로 구매한 후 사적으로 이용하는 법인사업자들이 늘어나자 이를 방지하겠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실제 지난해 시행 직후에는 고가 sk컴즈 주식
법인차 구매가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차의 판매 대수는 6만2520대로 전년 대비 20.1% 줄었으며, 1억원 이상 수입차의 비중 역시 지난해 23.7%로 전년(28.9%) 대비 5.2%p 하락했다.
시행 1년 만에 고가 법인차 구매가 다시 수직상승하는 바탕에는 '인식 변화'넥센테크 주식
가 꼽힌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법인차들을 번호판만으로 구분할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부의 상징'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경기가 안좋다고 하지만 고가수입차가 늘어나고 있는 바탕에는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인식변화가 있다는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고가 수입차 구매를 줄이는 효과를투자유망주식
냈을 지는 모르지만, 비싸고 좋은차를 사려는 인간의 욕망을 꺾지는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망설임 없이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차량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올 1~5월 출시된 1억원 이상 고가 차량만 하더라도 포르쉐, 랜드로버, 마세라티, 벤츠, 벤틀리, 제네시스, 아우디, 롤스로이스, 렉서스, 캐딜락 등 15종을 훌쩍 넘긴다.
수입차 딜러들 사이 연두색 번호판을 권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시행 직후만 하더라도 8000만원을 넘기지 않기 위해 7999만원으로 차량 가격을 할인하는 등 꼼수가 뒤따랐지만, 올해는 구매 고객들이 연두색 번호판을 오히려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작년엔 흰색 번호판을 달고 싶어하던 고객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연두색 번호판이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딜러 입장에서는 부담없이 더 높은 사양의 고가 차량을 소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