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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만나러 5시간쯤 우리가 상태고. 괴로운 없고.[편집자주] 이재명 정부의 ‘빚 탕감’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갚지 않아도 언젠가는 면책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성실히 빚을 갚는 이들만 손해를 본다는 우려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빚을 탕감받기 위해 일부러 버티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다수일까.현실은 다르다. 빚을 졌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탓하며, 때론 삶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포기해가며 묵묵히 빚을 갚아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한 사연을 품은 채,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들.
그들의 땀과 눈물은 우리 사회의 신뢰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성실함이 존중 받는 사회, ‘면제받는 사람들’이 아닌 ‘갚아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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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민원인들이 상담을 대기하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형님, 저 왔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5년차 김모 심사역은 인천지부 근무 시야마토카지노
절 만난 20대 청년 A 씨를 잊지 못한다. 퇴근 무렵, 고요하던 센터에 들어선 A 씨는 "다 죽여버리겠다"며 소리를 질렀다. 거대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온 위압감에 사무실 공기가 얼어붙었다.
김 심사역은 두려움을 누르고 A 씨와 마주 앉았다. 그리고 이내 '마음이 아픈 청년'임을 알아챘다. 그가 친구 무리로부터 이른바 '휴대폰 깡' 사기에바다이야기주소
휘말려 신용이 무너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김 심사역이 택한 첫 번째 대응은 '듣기'였다. 평소 정신 건강 교육을 받아둔 덕분에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1차 치료'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느껴보지 못한 공감을 받은 탓일까. A 씨는 좋은 소식이 있을 때마다 센터를 찾아와 "형님 계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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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센터 6층 '빚 상담' 대기행렬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6층에 위치한 신용회복위원회는 상담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교복을 입은 앳된 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까지, 각자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2003년 출범한 신복위는 과도한 빚으로 삶이 흔들린 이들에게 '채무조정'이라는 오리지날황금성
재기 발판을 마련해 주는 기관이다.
예컨대 원금 3000만 원에, 이자 5000만 원의 연체 빚이 있는 개인이 채무조정(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일단 이자는 전액 감면된다. 빚 부담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원금도 70% 탕감된다.
이 경우 총 8000만 원의 빚을 가진 채무자가, 월 9만원씩 8년을 갚으면 빚을 청산할 수 있다. 물론 감면 여부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중요한 것은 '갚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김 심사역은 "상담자 중 자신이 원금 감면 대상인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그래서 무조건 먼저 상담을 받아보시라고 권유해 드린다. 상담비가 드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민원인들이 상담을 대기하고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금융계 '마더 테레사' 집결
숫자에 냉정한 금융권에서 신복위는 '금융계의 마더 테레사'라 불린다. 남을 돕고 싶어 하는 '착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평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김 심사역도 한때는 다른 동기들처럼 은행권 취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하던 시기, 연체 문제가 곧 사회적 위기로 번질 수 있음을 직감했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고자 신복위의 문을 두드렸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는 "연체자를 대상으로 상담부터, 심사, 채무조정, 그리고 상환 여부까지 전 과정을 제가 책임지고 함께 한다"며 "이런 일을 하는 조직은 신복위밖에 없을 것이다"고 했다.
신복위는 지원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과거에는 빚 조정에 그쳤다면, 이제는 재기를 돕기 위해 '일자리'까지 연계한다. 고용노동부의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통해 취업 상담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좋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입소문 덕분일까. 최근에는 은행원, 교사 등 사회에서 소위 '좋은 직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안정적인 곳을 그만두고 신복위에 입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남을 돕고, 베푸는게 편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CC(사내 커플)'가 유독 많다는 후문이다. 다른 금융사에 비해 연봉이 높은 회사도 아니지만 다자녀 가정도 많다고 한다.
"연체 위기라고요? 일단 오세요"
김 심사역이 "꼭 기사에 담아 달라"고 당부한 대목은 따로 있다. 최근 신복위 상담 현장에는 불법 사금융이나 법률 사기 피해를 보고 찾아오는 이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빚을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정작 변호사가 아닌 사무장에게 돈을 지급하거나, 아예 사무실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실제 변호사가 맞더라도 비용만 받고 사건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
김 심사역은 "연체 위기가 오면 일단 신복위 상담부터 받아보시라"고 강조했다. 신복위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을 뿐, 채무자에게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 신복위 상담 요청 자체를 '돈이 드는 일'로 오해하거나, '무언가를 팔려는 자리'로 인식하는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아울러 "빚 문제는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저 역시 전세 대출이 있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하면 곧바로 채무 불이행자가 된다"며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인 만큼, 조금 편한 마음으로 신복위를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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