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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불안하다. 어느 세대보다 준비된 세대이지만, 첫 직장을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년 역대급이다. 졸업 후 구직이 공식이 되면서 단기 경험을 전전하는 '조각 청년'이 늘고 있다. 2026년 새해, '아프니까 청춘'이 아닌 '불안이 일상'인 청년들의 취업 현실을 구조적으로 짚어보고, 그들의 희망과 대안을 함께 모색한다.
취업준비생 김민지(가명)씨가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인근에서 높은 건물들을 바라보고 있다. 임지훈 인턴기자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고학력 실업자에 대한 대학·전문대학 등의 훈련 과정을 대폭 확대한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 등에 대한 고용 촉진 및 기술 양성 훈련을 실시한다.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기업의 인턴사원제를 유도한다.'
엊그제 발표됐다고 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이 정책은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실업문제 종합대책' 백경게임랜드 에 포함된 내용이다. '청년'이라는 세대에 처음으로 초점을 맞춘 고용 대책이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까닭에 김대중 정부가 소매를 걷고 나선 것이다.
이후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 본격 접어들면서 청년 실업 해결은 모든 정부의 역점 사업이 됐다.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황금성오락실 윤석열 정부(2008~2025년) 당시 생산된 '청년 고용' 관련 문건은 확인되는 것만 263개(일자리·고용·취업·실업을 제목 키워드로 활용한 문서)에 달한다.
그럼에도 '일할 곳을 달라'는 청년 목소리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 도리어 사안만 복잡해졌다.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으면서 일하지도 않는, 그렇다고 구직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닌 온라인야마토게임 , 그래서 실업자로 분류조차 되지 않는 '일자리 밖 청년'이 증가하는 게 대표적이다. 정책 설계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드는 이유다.
청년 일자리 정책 2000개... "간소화 필요"
무엇이 문제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한국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강화'(2024) 백경게임랜드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한국 청년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그러나 간소화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ctive Labour Market Policy·ALMP)'의 지출 71%가 '채용 인센티브'에 사용된다. 창업(15.0%) 및 교육(12.4%)에 대한 ALMP보다 훨씬 높다. 전체 고용 인센티브 지출로 따지면 대부분(64%)이 청년에 투입되는 것이기도 하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실시하는 고용 및 취업 인센티브 제공, 취업 중개 서비스, 직업 훈련 등을 뜻한다. 반면 실업급여 등 실업자 생활 안정에 초점을 둔 정책은 소극적 노동시장 정책(Passive Labor Market Policy·PLMP)으로 분류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보고서 '한국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강화'(2024)에서 '청년 대상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ctive Labour Market Policy·ALMP) 지출 71%가 채용 인센티브에 사용된다'(그래프 중 맨 오른쪽)고 지적했다. OECD 보고서 캡처
'일자리 정책이 너무 많고, 인센티브가 과해서 문제'라는 OCED 보고서는 사실에 가깝다. 청년 정책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정부가 개설한 홈페이지 '온통청년'에 올라와 있는 청년 일자리 정책은 지난달 29일 기준 2,067개에 달한다.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중복된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 중 '보조금'을 해시태그로 달고 있는 정책은 188개다. 인력난을 겪는 기업 등에 취업한 청년에게 최대 480만 원을 지급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등이 여기에 속한다. 분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정책까지 포함하면 개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경북 '청년도전지원사업'(구직 단념 청년이 구직 의욕 고취 프로그램 참여 시 50만~350만 원 지급)은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지만 보조금 사업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정부에도 이런 식으로 정책을 꾸릴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임금, 복지, 고용 안정성 등 근로 조건에서 기업 간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소위 '안 괜찮은 일자리'에 대한 취업을 일단 독려(취업 지원금)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또한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이 낮은 청년의 고용을 방치할 수 없기에 기업이 이들의 고용을 촉진하는 수단(고용 지원금) 또한 필요하다. 취업 및 고용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정책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선호되고 있는 이유다.
청년 정책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정부가 개설한 홈페이지 '온통청년'에 올라와 있는 청년 일자리 정책은 지난달 19일 기준 2,065개였다(왼쪽). 이중 '보조금'을 해시태그로 달고 있는 정책은 188개다. 온통청년 캡처
전문가들은 또한 정량 평가로 이뤄지는 일자리 정책 성과 판단이 정책 설계를 좌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 몇 명이 혜택을 입었나'를 기준으로 정책의 성적표가 결정되기 때문에 '정책 집행과 집계가 쉬운' 그리고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도달할 수 있는' 정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각종 보조금 사업은 예산 집행이 곧 성과다.
실제로 평가 기준은 양적 지표가 대부분이다. '청년 정책 시행 계획'에서 취업 지원과 소득 지원을 동시에 제공하는 일자리 정책인 '국민취업지원제도'에 대한 평가는 '목표 인원'과 '실제 이용 인원'으로만 이뤄진다. '해당 정책이 취업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가'와 같은 정성 평가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정량 평가 중시 기조는 강화되곤 한다. 역내 청년 취업을 지원하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전국 121개)는 지난해부터 취업 청년 수를 센터 이용 청년 수로 나눈, 일종의 '취업 성공률' 지표를 추가 보고하라는 지침을 정부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양적 지표 활용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일단 행정 편의를 무시할 수 없다. 연 단위 예산 집행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교적 객관적 평가 수단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책 간 비교 및 우선순위 설정에 있어서도 용이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량 평가만 이뤄질 경우 노동의 질 개선 및 산업 구조 변화 등 질적 변화 및 방향 설정을 소홀히 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구조적 개혁이 동반되지 않으면 청년 일자리 문제는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청년들이 원하는 직장에 갔느냐'와 같은 질적인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정책 설계 및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종 보조금 ' 장기적 관점'으로
일단 보조금 투입 방식부터 변화를 줘야 한다는목소리가 나온다. 보조금을 완전히 없애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취업 취약 청년 등 금전적 지원이 필요한 곳이 있기 때문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산 제약과 정책 효과의 시차를 고려하면 단기 인센티브를 완전히 없애는 건 청년 이탈 증가 등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보조금 한시적 집행과 같은 세부 정책에 대한 신중함이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2025)에서 "보조금이 한시적으로 운영될 경우 기업은 해당 일자리를 임시방편으로 생각하고 중장기적 인력 계획을 세우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단기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인센티브가 도리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국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그럴 일자리를 창출할 잠재력이 큰 기업을 위주로 보조금을 집행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기 구조 개혁에 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요셉 연구위원은 "단기 인센티브로 청년의 기회를 확보하되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이중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정부 투자는 독려의 개념으로도 당연하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행한 '전환기 청년 고용 정책의 구조 전환' 보고서에서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실질적으로 촉진하기 위해서는 장려금과 같은 외부적 인센티브 제공뿐 아니라, 기업 자체의 근로환경 개선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세종청년취업박람회'에 구직 청년들이 보이고 있다. 세종=뉴시스
청년 '성장 욕구' 반영한 정책을
전문가들은 정부가 분야별, 직무별 교육 시스템 개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일보가 인터뷰한 청년 71명 중 상당수는 역량 개발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 탓에 첫 직장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봄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청장년직업능력연구센터장은 "이직을 권유하거나 독려하는 방식이 아니라 역량을 개발하는 관점에서 재직자 훈련을 세심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청년의 경력 이동 욕구 및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기도 하다. 김유빈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목돈 마련을 위해 청년·정부·기업이 함께 일정 금액을 적립하는 형태의 기존 공제제도는 청년 이직 시 공제금이 소멸하는 방식이었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3자 적립 구조는 유지하되 중소기업 간 이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유연한 운영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일보 특별취재팀
팀장: 김동욱(경제부)•신은별(엑설런스팀)
취재: 한소범•이유진(엑설런스팀), 황은서 인턴기자
■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① 조각 경력
• '한 식구'라더니 또 계약 종료... 몇 달짜리 '조각 경력'만 남았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718410005914)
• "끈기가 없어" 병 치료한 청년에게 돌아온 말...'쉬었음' 72만 시대(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817470003874)
• "젊고 경력도 있으면 좋겠어요"...신입 취업, 불가능한 도전이 된 이유(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611540003908)
• 경력 절실 청년들 위해 '확' 늘린 '일 경험'... "실제 채용에 연계되도록"(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413560002931)
② 20세기 스펙
• "시간이 나만 두고 간다"...'풀스펙' 청년 갉아먹는 22개월의 '무한 경쟁'(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211040002760)
• 역량만 본다더니 지원서엔 '스펙' 칸만 13개... 안 채우면 다음 단계 불가(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812440000689)
• SNS 홍보시키고 활동비는 0원...청년 서포터스 대체 뭐길래(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717230005955)
• 취준생 불안 먹고 자란다… 몸집 불리는 '스펙 비즈니스' 생태계(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916120002659)
③ 동상이몽
• "고스펙 아니어도, 인턴 경험 없어도 된다"...기업 인사팀이 전하는 '채용의 기준'(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716550001615)
• "서울사무소 냅니다, 대학생 뽑으려고"...지방 중기의 생존 구애, 외면하는 청년(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815190004124)
• 대학은 현실을 외면하고, 중소기업은 친절하지 않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415000004668)
• 부산으로 해수부가 내려왔지만… 청년 일자리는 따라오지 않았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210300003815)
④ 답은 있다
•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416350001728)
• 유럽 청년들도 취업 현실은 고달프다… "그래도, 바꿀 수 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913190003569)
• "쉬었음 청년? 청년에 책임 떠넘기는 굉장히 나쁜 말" [인터뷰](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921010004743)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청년들은 불안하다. 어느 세대보다 준비된 세대이지만, 첫 직장을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년 역대급이다. 졸업 후 구직이 공식이 되면서 단기 경험을 전전하는 '조각 청년'이 늘고 있다. 2026년 새해, '아프니까 청춘'이 아닌 '불안이 일상'인 청년들의 취업 현실을 구조적으로 짚어보고, 그들의 희망과 대안을 함께 모색한다.
취업준비생 김민지(가명)씨가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인근에서 높은 건물들을 바라보고 있다. 임지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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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 실업자에 대한 대학·전문대학 등의 훈련 과정을 대폭 확대한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 등에 대한 고용 촉진 및 기술 양성 훈련을 실시한다.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기업의 인턴사원제를 유도한다.'
엊그제 발표됐다고 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이 정책은 1998년 김대중 정부의 '실업문제 종합대책' 백경게임랜드 에 포함된 내용이다. '청년'이라는 세대에 처음으로 초점을 맞춘 고용 대책이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까닭에 김대중 정부가 소매를 걷고 나선 것이다.
이후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 본격 접어들면서 청년 실업 해결은 모든 정부의 역점 사업이 됐다.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황금성오락실 윤석열 정부(2008~2025년) 당시 생산된 '청년 고용' 관련 문건은 확인되는 것만 263개(일자리·고용·취업·실업을 제목 키워드로 활용한 문서)에 달한다.
그럼에도 '일할 곳을 달라'는 청년 목소리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 도리어 사안만 복잡해졌다.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으면서 일하지도 않는, 그렇다고 구직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닌 온라인야마토게임 , 그래서 실업자로 분류조차 되지 않는 '일자리 밖 청년'이 증가하는 게 대표적이다. 정책 설계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드는 이유다.
청년 일자리 정책 2000개... "간소화 필요"
무엇이 문제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한국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강화'(2024) 백경게임랜드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한국 청년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그러나 간소화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ctive Labour Market Policy·ALMP)'의 지출 71%가 '채용 인센티브'에 사용된다. 창업(15.0%) 및 교육(12.4%)에 대한 ALMP보다 훨씬 높다. 전체 고용 인센티브 지출로 따지면 대부분(64%)이 청년에 투입되는 것이기도 하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실시하는 고용 및 취업 인센티브 제공, 취업 중개 서비스, 직업 훈련 등을 뜻한다. 반면 실업급여 등 실업자 생활 안정에 초점을 둔 정책은 소극적 노동시장 정책(Passive Labor Market Policy·PLMP)으로 분류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보고서 '한국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강화'(2024)에서 '청년 대상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ctive Labour Market Policy·ALMP) 지출 71%가 채용 인센티브에 사용된다'(그래프 중 맨 오른쪽)고 지적했다. OECD 보고서 캡처
'일자리 정책이 너무 많고, 인센티브가 과해서 문제'라는 OCED 보고서는 사실에 가깝다. 청년 정책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정부가 개설한 홈페이지 '온통청년'에 올라와 있는 청년 일자리 정책은 지난달 29일 기준 2,067개에 달한다.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중복된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 중 '보조금'을 해시태그로 달고 있는 정책은 188개다. 인력난을 겪는 기업 등에 취업한 청년에게 최대 480만 원을 지급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등이 여기에 속한다. 분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정책까지 포함하면 개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경북 '청년도전지원사업'(구직 단념 청년이 구직 의욕 고취 프로그램 참여 시 50만~350만 원 지급)은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지만 보조금 사업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정부에도 이런 식으로 정책을 꾸릴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임금, 복지, 고용 안정성 등 근로 조건에서 기업 간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소위 '안 괜찮은 일자리'에 대한 취업을 일단 독려(취업 지원금)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또한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이 낮은 청년의 고용을 방치할 수 없기에 기업이 이들의 고용을 촉진하는 수단(고용 지원금) 또한 필요하다. 취업 및 고용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정책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선호되고 있는 이유다.
청년 정책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정부가 개설한 홈페이지 '온통청년'에 올라와 있는 청년 일자리 정책은 지난달 19일 기준 2,065개였다(왼쪽). 이중 '보조금'을 해시태그로 달고 있는 정책은 188개다. 온통청년 캡처
전문가들은 또한 정량 평가로 이뤄지는 일자리 정책 성과 판단이 정책 설계를 좌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 몇 명이 혜택을 입었나'를 기준으로 정책의 성적표가 결정되기 때문에 '정책 집행과 집계가 쉬운' 그리고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도달할 수 있는' 정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각종 보조금 사업은 예산 집행이 곧 성과다.
실제로 평가 기준은 양적 지표가 대부분이다. '청년 정책 시행 계획'에서 취업 지원과 소득 지원을 동시에 제공하는 일자리 정책인 '국민취업지원제도'에 대한 평가는 '목표 인원'과 '실제 이용 인원'으로만 이뤄진다. '해당 정책이 취업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가'와 같은 정성 평가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정량 평가 중시 기조는 강화되곤 한다. 역내 청년 취업을 지원하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전국 121개)는 지난해부터 취업 청년 수를 센터 이용 청년 수로 나눈, 일종의 '취업 성공률' 지표를 추가 보고하라는 지침을 정부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양적 지표 활용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일단 행정 편의를 무시할 수 없다. 연 단위 예산 집행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교적 객관적 평가 수단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책 간 비교 및 우선순위 설정에 있어서도 용이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량 평가만 이뤄질 경우 노동의 질 개선 및 산업 구조 변화 등 질적 변화 및 방향 설정을 소홀히 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구조적 개혁이 동반되지 않으면 청년 일자리 문제는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청년들이 원하는 직장에 갔느냐'와 같은 질적인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정책 설계 및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종 보조금 ' 장기적 관점'으로
일단 보조금 투입 방식부터 변화를 줘야 한다는목소리가 나온다. 보조금을 완전히 없애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취업 취약 청년 등 금전적 지원이 필요한 곳이 있기 때문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산 제약과 정책 효과의 시차를 고려하면 단기 인센티브를 완전히 없애는 건 청년 이탈 증가 등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보조금 한시적 집행과 같은 세부 정책에 대한 신중함이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2025)에서 "보조금이 한시적으로 운영될 경우 기업은 해당 일자리를 임시방편으로 생각하고 중장기적 인력 계획을 세우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단기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인센티브가 도리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국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그럴 일자리를 창출할 잠재력이 큰 기업을 위주로 보조금을 집행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기 구조 개혁에 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요셉 연구위원은 "단기 인센티브로 청년의 기회를 확보하되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이중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정부 투자는 독려의 개념으로도 당연하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행한 '전환기 청년 고용 정책의 구조 전환' 보고서에서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실질적으로 촉진하기 위해서는 장려금과 같은 외부적 인센티브 제공뿐 아니라, 기업 자체의 근로환경 개선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세종청년취업박람회'에 구직 청년들이 보이고 있다. 세종=뉴시스
청년 '성장 욕구' 반영한 정책을
전문가들은 정부가 분야별, 직무별 교육 시스템 개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일보가 인터뷰한 청년 71명 중 상당수는 역량 개발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 탓에 첫 직장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봄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청장년직업능력연구센터장은 "이직을 권유하거나 독려하는 방식이 아니라 역량을 개발하는 관점에서 재직자 훈련을 세심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청년의 경력 이동 욕구 및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기도 하다. 김유빈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목돈 마련을 위해 청년·정부·기업이 함께 일정 금액을 적립하는 형태의 기존 공제제도는 청년 이직 시 공제금이 소멸하는 방식이었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3자 적립 구조는 유지하되 중소기업 간 이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유연한 운영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일보 특별취재팀
팀장: 김동욱(경제부)•신은별(엑설런스팀)
취재: 한소범•이유진(엑설런스팀), 황은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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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조각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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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20세기 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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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동상이몽
• "고스펙 아니어도, 인턴 경험 없어도 된다"...기업 인사팀이 전하는 '채용의 기준'(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716550001615)
• "서울사무소 냅니다, 대학생 뽑으려고"...지방 중기의 생존 구애, 외면하는 청년(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81519000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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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으로 해수부가 내려왔지만… 청년 일자리는 따라오지 않았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210300003815)
④ 답은 있다
•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416350001728)
• 유럽 청년들도 취업 현실은 고달프다… "그래도, 바꿀 수 있다"(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913190003569)
• "쉬었음 청년? 청년에 책임 떠넘기는 굉장히 나쁜 말" [인터뷰](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1921010004743)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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