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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님이 그럼 천장에 윤호는 그는 기다려. 건성으로'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옛말이지만 사돈지간은 두 가문이 혼인으로 맺어진 가족이어서 허물없이 대하기도 어렵고 항상 조심스럽게 느껴지는 가깝고도 먼 사이라는 뜻이다.   
재계 72위의 해운그룹 고려에이치씨(HC) 사주(社主) 일가에겐 남 얘기다. 박(朴)씨-신(愼)씨 두 집안이 2대째 사돈 경영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돈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공 들인 남모르는 비밀들이 감춰져 있다. 



고려HC그룹 고 박현규 명예회장(오른쪽). 신태범 케이씨티시 회장.


초창기, 창업주와 두 주주 경영자 3각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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룹은 원래는 고(故) 이학철(1914~1980) 창업주가 1954년 4월에 설립한 현 고려해운(KMTC)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의 오너는 ‘이씨’가 아니다. ‘박씨’와 ‘신씨’다.  
1964년 선주로 있던 신태범(97) 케이씨티시(KCTC) 회장이 고려해운과 선박을 통합하고, 지분을 투자하면서 씨앗을 잉태했다. 2년 뒤인 1966년에누리텔레콤 주식
는 고 박현규(1927~2025) 명예회장이 앞서 1964년 4월 창업해 운영하고 있던 풍국해운을 고려해운과 합병했다.  
박 명예회장과 신 회장이 고려해운 주주로서 경영에 합류했다.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1기와 2기 선후배 사이이자 대한해운공사 전직 동료다. 이를 계기로 고려해운은 3인 경영 체제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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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운 고려해운은 한일(韓日) 항로의 강자로 부상했다. 1973년 7월에는 현재 고려해운과 더불어 2개 핵심 사업회사 중 하나인 컨테이너 화물 항만 물류업체 케이씨티시(옛 고려컨테이너터미날)를 설립했다. 초대 사장은 박 명예회장이 맡았다. 
1980년 들어 3각 체제는 변곡점을 맞았다. 고려해운 사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이 창업주가 그 해엔텔스 주식
10월 6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결과적으로 박씨-신씨 사돈 경영의 전주곡이었다. 
창업주 작고 한 달 뒤, 공석이던 고려해운 대표 자리에 박 명예회장이 앉았다. 케이씨티시 대표직은 신 회장이 바통을 이었다. 특히 양가의 아들 박정석(71) 현 회장과 딸 신정애(66)씨가 결혼했던 게 이 무렵이다.  

2011년주도주


박정석 고려HC그룹 회장(오른쪽). 신용화 사장.


창업주 2세 이동혁 체제 18년 만에 마침표
한데, 사돈 체제는 5년 만에 막을 내리는 듯 했다. 1985년 11월 이 창업주 일가가 다시 고려해운 경영권을 접수했다. 박 명예회장은 사내이사직만 유지한 채 (재)한국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으로 옮기며 최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동혁(78) 전 회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창업주의 장남이자 고 이동찬(1922~2014) 코오롱그룹 2대 회장의 셋째사위다.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위스콘신대․콜롬비아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고려해운 부사장, 오리엔트해운 대표 등을 지낸 뒤 38세 때다. 2001년 3월에 가서는 회장으로 취임했다. 
다만 오래 가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이 57세 때인 2004년 2월 고려해운 대표에서 퇴진하며 2선으로 비켜났다. 이는 박씨-신씨 두 사돈 집안이 오너 일가로 부상하고, 곧바로 2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발점이 됐다. 
당시 고려해운은 전문경영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지만 이듬해 2월 양가의 2세들이 나란히 이사회에 합류했다. 박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석 회장과 신 회장의 차남 신용화(63) 사장이다. 2년 뒤인 2007년 5월에는 공동대표에 올랐다. 
박 회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 출신으로 쌍용양회 그룹조정실과 쌍용증권 런던사무소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2년 케이씨티시에 입사해 경영수업에 들어간 지 15년 만에 고려해운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신 사장은 한국외대 독일어과 졸업 후 고려해운에 입사해 정보전략, 기획, 재경, 영업전략 등의 업무를 두루 거친 뒤였다.   
박 회장의 나이 53세, 신 사장은 45세 때였다. 8살 터울의 양가 2세들은 2016년 3월에는 각각 회장, 사장 타이틀을 달며 대를 이어 지금까지 사돈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고려HC그룹 지배구조


2021~2022년 ‘돈벼락’ 준대기업 반열
고려HC그룹은 2023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편입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장기 불황에도 적게는 수십억원, 많으면 수백억원의 수익을 냈던 고려해운이 조 단위의 ‘돈벼락’을 맞은 데 따른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운업은 초호황기를 맞았다. 한국~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노선 국내 1위 컨테이너 선사인 고려해운은 매출(별도)이 2019년 1조8400억원에서 2021년 3조5900억원, 2022년에는 4조8600억원으로 팽창했다. 
당시 고려HC그룹 전체 매출(국내 계열사 별도 합계 6조8100억원)의 71.4%를 차지했던 시기다. 케이씨티시(6280억원)에 비해서는 7배가 넘었다. 영업이익은 313억원에서 2년간 도합 3조2000억원을 쓸어 담았다.  
현금성자산이 2290억원에서 3조920억원으로 3년 새 14배 폭증했고, 총자산은 7280억원에서 3조7800억원으로 5배 불어났다. 지주회사 고려HC, 케이씨티시 등 다른 국내 계열사들을 합해 자산(별도 자산 합계)이 6조980억원으로 치솟았다. 공정자산 5조원 이상 준(準)대기업 진입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금은 올해 5월 공정위 발표 재계 순위 72위에 랭크하고 있다. 국내 계열사 26개사(작년 말)에 자산은 6조7050억원이다. 해외법인은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 등지에 25개시를 두고 있다. 
창업주 집안을 제치고 이제는 중견 해운그룹을 이끌고 있는 양대 오너 집안으로서, 박씨-신씨 일가의 ‘사돈 동맹’의 실체를 하나 둘 벗겨보려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고려HC ②편으로 계속)



고려해운 재무실적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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