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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경제성장전략에서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킬 '열쇠'로 AI(인공지능) 대전환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제적인 AI 경쟁 속에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한 점은 긍정적이나, AI 도입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균형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은 통상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발표했던 '경제정책방향'을 갈음한 결과물이다.
그간의 경제정책방향은 이름 그대로 큰 틀에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정시 지원 기간 제시할 뿐, 특정한 개별 사업을 강조하는 일은 흔치 않다. 반면 이번에는 2%대 안팎을 오가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2010년대 시절의 3%로 회복하겠다는 구체적인 '성장' 목표와, 30대 선도프로젝트로 이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함께 제시했다.
특히 30대 프로젝트 중, 무려 절반인 15대 프로젝트가 'AI 대전환'에 집중된 점이 퇴직금야근수당 가장 눈에 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성장전략을 발표하며 "AI 대전환은 인구충격에 따른 성장 하락을 반전시킬 유일한 돌파구"라며 "기업과 공공부문은 물론, 전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서 AI 대전환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AI 자체 개발·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산업에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산업 서울 직장 생태계가 AI를 기반으로 혁신을 이루는 AX(인공지능 전환, AI Transformation)를 주도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미국·중국이 압도적인 자본을 쏟아부으며 벌이는 AI엔진 경쟁에 정면으로 부딪히기보다, 제조업 선도국가라는 한국의 강점과 결합해 미국-중국에 이은 AI 글로벌 3강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한국은 19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산 90~2000년대 디지털·인터넷을 전 산업에 접목하면서 정보화 혁명기에 안착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이처럼 각각의 산업현장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기업 전체의 조직, 문화, 전략을 AI 중심으로 재구성하자는 계획이다. 이미 반도체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전세계적 AI 경쟁에 불이 붙은 점을 감안하면, AI에 대한 투자는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도 경희대 대학원 많다.
구 부총리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 분야에 있어서는 미국이 앞섰지만 제조 기반이 약하고, 중국은 제조 기반이 강해 (인공지능과) 결합시키면 빨리 나갈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보다는 한국이 더 앞선다"며 "(미국,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 중에서 1등이라는 개념보다는 미국과 중국 그룹 속에서 3위라는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다행히 우리는 광케이블, HBM 등 탄탄한 IT 기반과 제조암묵지는 물론, AI 시대의 쌀인 데이터 등을 풍부하게 축적하고 있어 지금은 다시 안 올 절호의 기회"라며 "기업이 중심에 서고 정부, 대학과 연구기관, 온 국민이 총력으로 힘을 모아 단기간 내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주장했다.



AI 선도프로젝트 기획재정부 제공


구체적으로는 제조업과 AI를 결합해 '피지컬 AI' 1등 국가를 목표로, △로봇 △자동차 △선박 △가전 △드론 △팩토리 △반도체 등 7대 제조업 분야에 AI 관련 패키지 지원을 약속했다.
또 정부 공공부문에서도 복지·고용, 납세관리, 신약심사을 필두로, 모든 정부 업무에 AI를 도입해 나갈 계획이다.
AI 인재양성에 대해 구 부총리는 "AI 기술 인력의 양성은 물론 모든 국민이 AI를 한자가 아니라 한글처럼 쉽게 배우고 활용하는 'AI 한글화'를 이루겠다"며 초·중·고생부터 대학생, 청년 및 군인, 일반시민, 전문아게 이르기까지 대상별 맞춤형 교육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역균형발전, 소상공인 및 취약계층 지원 등 경제성장전략 곳곳에서 'AI 도입'을 거듭 강조했다.
아주대학교 국제학부 김용기 교수는 "최근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거나, 분기별로는 전년대비 감소하면서 저성장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어 적절한 투자처를 찾는 일은 성장률 제고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지난 정부와 달리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펴고자 AI 관련 투자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본래 혁신은 불확실한 것일 수 밖에 없고, 민간 대신 초기 투자의 리스크를 정부가 떠안아 민간투자를 유도·유치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다"며 "결과적으로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은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려도 남는다. 아직 실체조차 모호한 AI 산업으로의 대전환을 전가의 보도처럼 삼는 수준으로,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잠재성장률 추이를 과연 정부 목표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제시한 AI 대전환 프로젝트는 막연히 '개발을 지원', 'AI 확산 촉진', '협력 강화'와 같은 구호 수준에 머문 과제들이 단순 나열됐다. 물론 정부의 AI 투자가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이고, 조만간 발표될 내년 예산안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재원이 드러날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성장전략만으로는 실제 AI 대전환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뚜렷하게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이날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건국 이래 여섯 번째로 낮은 수준인0.9%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3 내란 사태와 미국의 상호관세와 같은 변수는 차치하더라도,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으로 인한 제조업 경쟁력 상실과 산업·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악순환에 빠진 내수·고용 문제 등 한국 경제의 근원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AI 대전환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AI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고용 불안이 커질 뿐 아니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AI 도입을 거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보완할 대책도 거론되지 않았다. 실제로 구 부총리는 "AI 대전환을 하면 자동화, 무인화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전 국민을 AI 교육을 시키겠다는 이유가, 교육을 잘 시켜서 다른 쪽으로 전환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날 수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만 내놓았다.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정세은 교수는 "AI가 향후 생산성 향상, 경제 성장에 중요하지만, 그 부작용 등에 대한 고려는 적고, 과도하게 AI 집중된 성장 전략이 제시됐다"며 "AI 전환 사회가 가져올 여러 부작용과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양극화 등에 대한 완화 정책 등이 부족한 채로 성장 전략이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인수위 없이 갑작스럽게 정부가 들어선데다, AI 부문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음이 조급하지 않았나 싶다"며 "방향은 잘 세웠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부족해서, 향후 실제 정책을 진행할 때 AI 이름 붙이기에만 급급할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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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진실엔 컷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