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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느껴져 소유자라 자신의 살아가고 현정은 만들고/고운호 기자지난 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야외 도서관 ‘책 읽는 서울광장’의 모습. 서울광장 잔디 위에 빈백 소파를 놓고 서가를 설치했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도 있다./ 고운호 기자


전국의 공공 도서관이 ‘야외’로 나가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열리는 야외 도서관만 서울, 부산, 울산 등 70곳에 달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부터 매주 주말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청계천 등 3곳에 야외 도서관을 열고 있다. 서울도서관 사서들이 고른 책 5000여 권을 마음껏 골라 읽을 수 있다. 서울광장엔 빈백 소파 100여 개가 놓여 있어 책을 읽다가 졸리면 낮잠도 잘 수 있다. 청계천에선 냇물에 발을 담그고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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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시에 따르면 2022년 21만명이었던 야외 도서관 방문자 수는 지난해 306만명으로 2년 만에 15배가 됐다. 올해는 개장 한 달 만에 57만명을 넘겼다. 야외 도서관에서 만난 시민들은 “청계천 물소리를 들으며 독서를 할 수 있다니 힐링이 된다” “야외 도서관 덕분에 다시 책을 들게 됐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야외 도서블루칩주식
관에서 찍은 ‘인증샷’이 5000건이 넘는다. 이지연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광장, 냇가라는 공간의 신선함이 독서하는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텍스트 힙(text hip)’ 열풍과 만나 시너지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전북 익산시 배산공원 편백숲 ‘해먹kt&g 주식
숲 도서관’에서 한 시민이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독서를 하고 있다./익산시


풀밭에서 책을 읽고 뛰어노는 가족도 적잖다. 지난 25일 4살 아이와 서울광장 야외 도서관을 찾은 주부 나모(38)씨는 “아이를 낳은 뒤 책과 담을 쌓았는데 여기선 주변 눈치 안 보고 책을 읽을 수 있어 자주 온다”고외국인매수
했다.
서울시의 야외 도서관은 ‘시민들을 어떻게 도서관으로 다시 데려올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07년 600곳이었던 전국 공공 도서관 수는 2023년 1271곳으로 2배가 됐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도서관 1곳당 연간 방문자 수는 31만명에서 16만명으로 반 토막 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요즘 젊은 세대는정글북
책을 읽으며 수다도 떨고 IT(정보기술) 기기도 쓰는 ‘멀티 유저’인데, 쥐 죽은 듯 조용한 도서관을 꺼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차라리 적당히 소음이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야외 도서관을 운영하게 됐다”고 했다.



그래픽=이철원


지난해 서울 야외 도서관의 베스트셀러는 소설가 한강의 책이었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소설 ‘소년이 온다’나 ‘채식주의자’는 책장에 꽂혀있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강철원 사육사의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 같은 에세이도 인기라고 한다.
부산시는 지난달 24일부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에 ‘잔디밭 도서관’을 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작년 5월 처음 야외 도서관을 열었는데, 잔디밭에 누워 책을 보는 시민이 한 달간 5만명이 넘었다”며 “인기가 너무 좋아 올해도 열게 됐다”고 했다. 전북 익산시는 9월 배산공원 편백숲에 ‘숲 도서관’을 연다. 나무 사이에 달린 해먹에 누워 독서 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 울산의 태화강 국가정원도 9월 야외 도서관으로 변신한다. 대나무 생태원 주변에 책 3000여 권과 그늘막, 캠핑 의자를 두고 시민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야외 도서관을 돌며 독서 경험을 공유하는 이른바 ‘노마드 리딩(독서 유랑)’ 트렌드도 생겨났다. 서울시는 지난달 야외 독서 모임인 ‘힙독클럽’을 만들었는데, 순식간에 회원 1만명이 찼다. 이 중 60명은 지난 9일 종로구 운현궁에 모여 다 같이 책을 읽었다. 힙독클럽 회원들은 앞으로 동작구 보라매공원, 대전 장태산 자연 휴양림 등을 돌며 책을 읽을 예정이다.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평소 상상도 못 했던 고궁, 국립공원 등도 언제든 야외 도서관이 될 수 있다”며 “야외 도서관 문화가 새로운 독서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