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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어쩌면 해피엔딩'이라는 작품보다는 창작자 두 명을 주목했어요. 창작자 중심의 개발을 한다는 게 차별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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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진출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국내 창작 뮤지컬 최초로 미국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토니상을 거머쥐면서 그간 작품이 걸어온 제작 환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시작은 2014년 우란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이다. 재단은 작품이 아닌 창작자를 기준으로 두고 지원에 나섰다.ELW추천
그들이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작사가와 작곡가로 참여한 박천휴와 윌 애런슨에 주목하게 된 배경이다.
당시 우란문화재단의 개발 프로듀서였던 김유철 라이브러리컴퍼니 본부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모를 진행하면 작품을 보게 되기 때문에 공모를 하지 않았다"면서 "사람에서 출발해 작품으로 가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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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재단의 목표가 역량 있는 창작자가 계속해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후속 지원이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통상 국내의 창작 지원이 아직 작품을 내놓지 못한 신인에게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재단은 작품을 발표한 기존 신진 창작자들을 지원하려 했다는 것이다.
재단은 창작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그들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지원했다. 20일이동평균선
그렇게 해서 가장 보편적인 정서로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인 '어쩌면 해피엔딩'이 제작됐고 2015년 시범 공연을 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작가 박천휴, 작곡가 윌 애런슨 (서울=연합뉴스) 다음 달 18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개막하는 창작 뮤지컬 '어쩌면 정석투자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 2024.5.31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어쩌면 해피엔딩'이 초연 이후 다섯 번째 시즌에 이르기까지에는 작품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제작사들이 있었다. 시범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10곳이 넘는 제작사들이 관심을 보였고 대명문화공장이 제작을 맡아 2016년 말 약 300석 규모의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 무대를 올렸다. 2020년 세 번째 시즌부터는 CJ ENM이 제작을 맡았다.
CJ ENM 관계자는 "가까운 미래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이라는 소재를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풀어내면서 가장 인간적인 감정에 관해 이야기한 점이 깊은 울림을 줬다"며 "저희의 제작 및 마케팅 역량과 만나면 더욱 높은 완성도의 프로덕션으로 국내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고 떠올렸다.
CJ ENM은 무대, 영상, 소품 등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이려 했다고 부연했다.
토니상을 거머쥔 브로드웨이 공연에는 국내 제작사 NHN링크가 투자사로 참여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국내 공연 제작사이기도 한 NHN링크는 오는 10월 '어쩌면 해피엔딩'의 여섯 번째 시즌을 진행한다.



'어쩌면 해피엔딩' 국내 공연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어쩌면 해피엔딩'의 이번 토니상 수상은 창작자들이 작품 제작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창작자들이 데뷔할 수 있는 공모전 등은 상대적으로 많은 데 비해 이들이 두 번째, 세 번째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제2, 제3의 '어쩌면 해피엔딩'을 위해서는 잠재력 있는 창작자들이 실패 이후에도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유철 본부장은 "브로드웨이는 무대에 올라가면 누구보다 냉정하지만, 실패해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과정들이 많이 있다"면서 "한국의 상업 창작 뮤지컬은 초연이 성공하지 못하면 없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진 창작자들이 두 번째, 세 번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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