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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동맹화'는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지역, 동북아시아 등 어떤 지정학적 관점으로 봐도 거대 신용카드 소득증빙 한 지각변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포탄과 드론 탄두, 심지어 병력까지 교환하는 구조를 심화하며 평양과 모스크바는 이제 '전략적 교환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와 식량, 기계 설비, 핵심 기술을 얻고, 러시아는 대북제재 체제를 우회한 군수 지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호 지원 관계가 아니 8호선 연장 라 상호 생존을 위한 교환 구조, 즉 '혈맹'의 전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의 시계는 여전히 2018년에 멈춰 있는 듯합니다.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언어는 "교류·협력", "관계 개선의 모색"이라는 낡은 수사 속을 맴돕니다. 북·러 협력의 확대라는 거대한 흐름이 밀려오는 사이, 정부의 보도자료에는 여전히 "국민통합형 통일 자영업자정부지원대출 담론" 같은 문구가 등장합니다. 현실은 급변하고 있는데, 정부의 언어는 여전히 과거형에 머물러 있습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 파병 군인들을 만나 위로와 격려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 복수명사 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최근 평양에서 착공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은 변화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시설은 러시아 파병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일종의 현충원과 부동산담보설정 같은 시설이지만, 실제로는 북·러 협력의 이념적 영속화를 도모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수군사작전'을 자신의 '반제국주의 전선'으로 재해석하고, 이 서사를 체제 정통성의 일부로 편입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전사자들에게 직접 훈장을 수여하고, 이 행사에 러시아 대표단이 함께하는 장면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공동의 전쟁 서사를 제도화하는 행위입니다. 이 정도면 적어도 인태 지역에서의 국제정치의 전선은 꽤 바뀌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통일부 내부에서는 이 사안을 "외교부나 국방부 소관"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가 여전합니다. 북한을 독립된 외교 행위자가 아닌 대화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오랜 관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남북의 틀을 벗어나, 동아시아 세력권 속에서 자기 위치를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남북관계 복원 → 평화체제 논의'라는 과거형 구도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 인식의 시차가 커질수록 통일부는 북한을 가장 늦게 이해하는 기관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2018년 초 '평창–판문점–싱가포르'에서 펼쳐진 삼각 구도는 더 이상 재현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때의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제재 완화를 모색했지만, 지금의 북한은 러시아와의 동맹을 통해 제재 체제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전략으로 지향점을 바꿨습니다. 북·러 협력의 축이 굳어질수록 남북관계의 공간은 좁아지고, 통일부의 정책 좌표는 현실과 멀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좋았던 시절'을 되살리는 게 아니라, 지형의 재인식입니다. 북한이 움직이는 방향은 더 이상 남북 양자의 무대가 아니라, 여러 나라의 복합적 이익이 반영된 다자외교의 무대 쪽입니다. 통일부가 이 전환점을 읽지 못한다면, 남북 대화와 통일정책의 주도성을 모두 잃게 될 것입니다.
오늘 평양은 세계지도를 펼쳐 외교를 설계하고 있지만, 서울은 아직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지도를 접고 있습니다. 전선이 바뀌었는데 프레임은 그대로인 지금, 통일부가 이 시대의 북한을 어떻게 읽어낼 것인가는 곧 대한민국 외교 역량의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