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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떠났다. 시 주석을 맞이하는 카자흐스탄의 자세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카자흐스탄 공군 미그-29기 4대가 출격해 시 주석이 탄 전용기를 자국 영공에 진입한 순간부터 엄호했다.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공항에 나와 시 주석을 영접했다. 그리고 공항에서 시 주석 방문을 환영하는 행사를 성대히 거행했다.
양국 정상이 수백 명의 의장대를 사열할 때는 거대한 양국 국기를 매단 헬리콥터 2대가 상공을 날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뒤이어 공항 청사 내에서 카자흐스탄 어린이들이 시 주석에게 능숙한 중국어로 인사했고, 청소년들은 화려한 전통춤을내일전략
추며 환영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행사가 끝난 이후에야 시 주석은 전용차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공항부터 숙소까지의 도로는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같은 날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 4개국 정상도 도착했지만, 똑같은 환영식은 열리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이 열과 성을 다해 시 주석을 맞이한 것은 이번배당금많은주식
회의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중앙아 정상회의는 2023년 5월 시안에서 처음 개최됐다. 그 목적은 중국이 중앙아 5개국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기 위해서였다. 본래 중앙아 5개국은 옛 소련 연방의 일원이었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해 독립국이 된 뒤에도 러시아와 강한 유대 관계를 맺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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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에서 세 번째)이 6월17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정상회의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PA 연합


G7에 대항해 중국은 '중앙아 결속' 다지기
실제 중앙아 5개국 비아이이엠티 주식
국민들은 상호교류 과정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해 소통한다. 하지만 1990년대 러시아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경제는 몰락했고 국력은 쇠퇴했다. 2000년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었지만, 제 코가 석 자였기에 중앙아 5개국에 경제 지원을 할 여력이 없었다. 그 틈을 파고든 나라가 중국이었다. 중국은 2001년부터 신장대한방직 주식
위구르족 자치구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경제가 발달한 동부지방에 보내는 서기동수(西氣東輸·서쪽의 가스를 동쪽으로 보냄) 사업을 벌였다.
서기동수 사업은 4기까지 이어져 대륙 전역을 거미줄처럼 이어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서기동수로 실어 나르는 절반 이상의 천연가스는 국경을 넘어 중앙아 5개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중국이 서기동수 사업과 함께 중앙아 5개국에서 에너지 자원에 집중 투자해 천연가스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이 20세기에 중동에 주로 의존했던 에너지 수입을 다변화하는 정책에 따른 결과였다. 그에 따라 2024년 중국이 수입한 전체 천연가스 1억3000만 톤 중에서 중앙아 5개국에서 수입한 양은 5504만 톤으로 42.3%를 차지했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2530만 톤을 기록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적 천연가스 대국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매장량 규모가 세계 4위에 달하고 추정 매장량은 2배나 더 많다. 2008년 이전까지만 해도 투르크메니스탄은 생산한 모든 천연가스를 러시아에 저가로 수출했다. 그러나 서기동수 사업을 통해 신장자치구에서 투르크메니스탄까지 파이프라인이 이어지면서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졌다. 현재는 전체 천연가스 수출량 중 82%가 중국으로 가고, 러시아는 15%에 그친다.
천연가스 수출 증대로 인해 투르크메니스탄은 엄청난 대중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다. 2024년 양국 교역액은 106억 달러였는데, 투르크메니스탄이 85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카자흐스탄도 투르크메니스탄 못지않은 에너지 부국이다. 2022년 에너지 자원 부문이 전체 GDP의 24%, 수출의 68%, 외국인 직접투자의 43%를 차지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카자흐스탄 경제성장률은 2000~07년 연평균 10% 이상이었다. 2010~14년에도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2020년을 제외하고 4~5%대를 유지 중이다. 2023년 카자흐스탄 1인당 GDP는 1만2306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중앙아에서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넘는 나라는 카자흐스탄이 유일하다. 카자흐스탄에서 중국의 입지는 압도적이다. 2024년 양국 간 교역액은 438억 달러로, 카자흐스탄 전체 무역의 22%를 차지했다. 2005~23년 중국의 카자흐스탄 누적 직접투자액은 248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카자흐스탄의 1위 교역 상대국이자 4위 투자국이다. 카자흐스탄이 시진핑 주석을 위한 환영식에 공을 들인 이유다.
중국과의 정상회의는 중앙아 5개국에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러시아가 끼지 않은 국제기구이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과 중앙아 5개국은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이다. 상하이협력기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에 대항해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결성됐다. 현재는 벨라루스, 이란, 인도, 파키스탄도 가입했다. 중국은 상하이협력기구를 통해 러시아 및 중앙아 5개국과 군사협력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중앙아 5개국은 중국과 독자적인 협력체를 원했다. 그 배경은 자국 내 러시아계 주민과 러시아의 영향력이다.



5월10일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왼쪽)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양자회담에서 중국 부총리 허리펑과 악수하고 있다. ⓒEPA 연합


'美 겨냥' 시진핑 "패권주의는 해 끼칠 수밖에"
카자흐스탄은 전체 인구에서 카자흐인이 70%로 다수지만, 러시아인도 15%에 달한다. 러시아계 주민은 러시아와 인접한 북부에 몰려 산다. 카자흐스탄은 이들을 의식해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채택했지만,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이는 러시아계 주민 비중이 5% 이상을 차지하는 키르기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중앙아 5개국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 유라시아경제연합을 결성했지만, 현재 두 국가연합은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에는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고조됐다. 중앙아에서 제2의 우크라이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카자흐스탄은 중국·중앙아 정상회의 개최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화답하듯, 시 주석은 연석회의에서 올해 중앙아 5개국에 대한 15억 위안(약 2866억원) 지원과 광업, 농업 부문의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미국을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 "관세전쟁,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일방주의, 보호주의, 패권주의는 타인과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시 주석의 행보는 트럼프의 집권 이후 중국의 외교 전략과 관련이 있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을 순방했고, 5월엔 러시아를 방문했다. 중앙아 5개국까지 모두 글로벌 사우스 국가다. 글로벌 사우스는 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에 있는 개발도상국을 가리킨다. 이와 반대되는 국가가 주요 7개국(G7)이다. 그래서 외신들은 "중국·중앙아 정상회의가 미국과 G7을 견제하려고 열렸다"고 평가했다. 향후 중국이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지를 알려주는 시금석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