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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 하든 어이없다는 얼굴이 보기 일을 나온엄마와 남편이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일주일 한 번 가게를 쉬는 날에는 남편은 엄마랑 밭일을 간다. 힘들어서 쉴 법도 한데 본인만의 이유가 있다.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닭이 튀겨지는지 본인이 튀겨지는지 모를 정도로 기름 냄새에 절어 있어서 하루만이라도 좋은 공기를 맡고 싶다는 설득력 있는 이유였다.
시골 출신이 아닌 아스팔트에서 태어난 남편은 도움은커녕 일을 잘 못해서 분명 방해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위의 마음을 아는지 “장모 보호자 해라” 하는 특명에 따라나선다.
하지 바다이야기프로그램 만 ‘보호자 노릇’이라고 큰소리치고 따라나선 모습이 무색해지는 순간이 있다. 땅을 파다가 벌레라도 나오면 그 찰나의 순간에 다리를 언제 세어 봤는지 다리가 삼백 개였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쥐라도 본 날은 무슨 캥거루만 한 대형 쥐라도 만난 듯 놀람이 극에 달하고 지렁이는 이 사람에겐 분명 아나콘다급의 생명체였다. 이토록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는 본인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의 안위에 위협을 가한다는 생각을 가진 이 세상 최고의 겁쟁이 남편이 밭일을 간다는 것 자체가 용기이며 모험이며 탐험인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밭에 간 사람들이 기막힘 반 박장대소 반 하며 들어오는 것이다. ‘또 무슨 난리가 난 거지’ 하며 놀랍지도 궁금하지도 않은 내게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한다.
장화로 바꿔 신으 황금성오락실 면서 잠깐 벗어 놓은 신발 한 짝이 감쪽같이 없어졌던 것이다. 주위를 아무리 뒤져도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귀신 곡할 노릇이라며 반쯤 혼이 빠져서 기막혀하고 있는데 저 멀리 제집 앞에 엎어져 씩씩거리고 있는 누렁이가 보였다.
평소 밭을 오가며 남편만 보면 코를 벌름거리며 킁킁대는 것이 아무래도 가게를 하며 치킨 냄새가 몸에 배어 그런 게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아닌가 하고 남편은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자신을 치킨인 양 물어뜯을까 신경을 썼었다. 오늘은 저놈이 반쯤 넋이 나가서 기운을 빼고 있는 모습이 영 수상쩍어 엄마는 분명 저 개가 물어갔다고 했고 남편은 설마 하며 엄마 말을 믿지 않았다.
살금살금 엄마랑 같이 개집 앞으로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신발 밑창은 사정없이 벗겨져 있고 신발은 얼마나 릴게임종류 열심히 갈비를 뜯은 후였는지 발목 부분이 너덜너덜 걸레가 되어 있었다. 누렁이는 고개는 끄떡 않고 그나마 그것도 뺏기지 않으려고 꼭 눌러 잡고 이빨을 드러내며 성질을 부렸다.
엄마는 신발 찾았다고 그 옛날 소풍 가서 보물찾기라도 하는 양 “찾았다!!”를 외쳤고 그 와중에도 남편은 개가 목줄을 안 했다며 겁을 내고 뒷걸음질을 할 뿐 얼른 신발을 집어 들지를 못하고 어정쩡한 똥 싼 바지를 입은 폼으로 궁둥이를 쑥 빼고 견제하고 있었다.
엄마가 “이놈∼!” 하고 혼낸 후 신발을 챙겨 오기 전까진 둘은 아마도 눈치싸움이 한창이었으리라. 모자란 남편과 모자란 누렁이의 한판 대결이 끝났다. 어찌 물어뜯어도 저렇게 야무지게 물어뜯었을꼬.
남편이 밭일을 하던 중 잃어버렸다가 찾는 해프닝이 있었던 신발.
그 신발을 신고 온 남편을 보곤 배꼽을 뺐다. 우리 식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그 누렁이 걱정을 했다. 이빨이 다 썩었겠다, 장염이다, 오늘 밤 분명 설사다, 그러고는 남편한테 앞으로 그 개 앞을 지날 때 조심하라 했다. 오늘 당신의 냄새를 분명 학습했을 것이고 물어뜯고 보니 이빨만 아프고 먹은 게 없이 가죽만 뜯었으니 아마도 약 올라서 다음엔 달려들지도 모른다고.
남편은 그렇게 누렁이에게서 필사적으로 구해 온 신발을 내다 버렸다. 일어나지 않은 그 어떤 나쁠 법한 일들이 이것으로 액땜이 되길 바라면서.
본인의 몸에 밴 치킨 냄새 때문에 물릴지 모른다는 겁을 준 식구들 때문에 누렁이만 조심했을까. 혹여나 아이들 친구들을 마주칠까, 와이프 지인과 인사라도 나누게 될까. 아침저녁 샤워로 냄새를 씻어 내는 남편에게 어느 향수보다 더 은은하고 고급진 향이니 주눅 들지 말라고, 우리 가족에겐 자랑스럽고 고마운 향이라고 엄지 척을 해줘야겠다. 날씨가 더울 때는 땀 냄새까지 보태져서 어느 조향사도 흉내 못 낼 특허받을 향을 지녔다고도 말해줘야겠다.
향이 없는 꽃이 있듯 향기 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게 바로 당신이라고 꼭 말해줘야지.
아내 하유경
‘그립습니다 · 사랑합니다 · 자랑합니다 · 고맙습니다 · 미안합니다’ 사연 이렇게 보내주세요△ 이메일 : phs2000@munhwa.com△ 카카오톡 : 채팅창에서 ‘돋보기’ 클릭 후 ‘문화일보’를 검색. 이후 ‘채팅하기’를 눌러 사연 전송△ QR코드 : 라이프면 QR코드를 찍으면 문화일보 카카오톡 창으로 자동 연결△ 전화 : 02-3701-5261▨ 사연 채택 시 사은품 드립니다.채택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정의 사은품(스타벅스 기프티콘)을 휴대전화로 전송해 드립니다. 기자 admin@seastorygame.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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