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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경북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한 주간 만이라도 여야 정쟁을 중단하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안에 28일 국민의힘이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정권이 저지른 경제 참사, 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송언석 원내대표)라고 맞받으면서다.
야심차게 던진 제안을 곧바로 일축당했지만 정작 이날 민주당의 표정은 덤덤했다. 당 관계자는 "충분히 예상됐던 반응"이라며 "설사 거절하더라도 민주당 입장에선 손해 볼 게 없는 제안이었다"고 평했다. 일종의 꽃놀이패라는 것이다 담당업무 . 왜 일까.
정 대표가 APEC 개막(31일)을 앞두고 '무(無)정쟁'을 촉구한 건 그간 당을 향해 터져 나왔던 비판을 지우려는 목적이 강해 보인다. 앞서 정치권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주목받아야 하는 날마다 당이 화제성을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무성했다. 대표적으로 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가 열린 지난달 11일에는 3대 특 스파크 무이자할부 검법 개정을 두고 당 투톱 간 갈등이 불거졌고,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한 지난달 24일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게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여당발(發) 이슈에 대통령 성과가 묻히는 상황이 잇따르자 지지층 사이에서도 대표 책임론이 들끓었다. 정 대표가 이번에 선제적으로 무정쟁을 제안하고 '외교 미소금융중앙재단인턴 를 제대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건 이런 전례들을 의식한 결과로 읽힌다.
무정쟁 주간이 현실화할 경우 실제로 더 이득을 보게 되는 쪽 역시 민주당이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잇따르던 야당의 '부동산 공세'를 끊어내는 한편 전력을 가다듬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여 제조원가계산서 기에 국민의힘이 호응하지 않을 경우에도 민주당이 잃는 건 별로 없을 것이란 계산도 작용했다. 온국민이 성공 개최를 염원해야 할 '외교 슈퍼위크'에도 정쟁에만 몰두한다는 이미지를 국민의힘에 덧씌울 수 있어서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무정쟁 주간 제안을 뿌리친 국민의힘을 겨냥해 "혐중 시위대가 경주로 향하고 있다는데 전 세계적인 큰 ibk저축은행 채용 이벤트를 앞두고 이런 모습은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고 힐난하며 "국민의힘이 이런 부분에 대해 강하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게 본인들로서도 좋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