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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떤 모습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우리를 감싸고 있는 많은 건물을 가격과 외관보다는 그 자체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알 수 있길 바라며DSR제강 주식
 ‘건축 그리고 건축가’라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과거에 정해진 아파트 평면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박창현 에이라운드건축 대표는 “1~2인 가구가 늘고, 생활 양식이 완전히 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월부터 열리고 있릴게임놀이터
는 서울도시건축학교에서 ‘커뮤니티를 위한 공동 주택’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한 박 대표를 만났다. 그는 다양한 세대의 입주자가 교류할 수 있는 써드플레이스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파트 중심의 주거 형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야마모토 리켄은 한국의 써드플레이스 프로젝트를 보고 ‘흥미로운 시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뱅키스수수료
설계사무소 에이라운드건축에 따르면 고층형 집합주택, 그러니까 아파트에 사는 비중은 52.16%에 달한다. 서울시만 따로 보면 60%가 넘는다. 박 대표는 “1960~70년대 주로 거주하던 단독주택은 쪼그라들어 13%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저층형 집합주택(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까지 합치면 공동주택에 사는 비율이 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주식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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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일본의 건축가 요시타케 야스미가 고안한 35㎡의 공공주택 모델인 ‘nDK’를 3LDK라는 형태로 이를 들여왔다. 방 3개에 다이닝, 부엌 여기에 리빙(L, 거실)을 더한 것이다. 박 대표는 “1970년대 인구가 급증하고, 아파트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부부와 아이 2~3명이 살아갈 공간으로 적합한 사이즈였다”며 “1980년대 지어진오늘의주식
 목동의 아파트를 보면 복도식이라는 것만 제외하고 지금의 84㎡ 아파트와 평면에 큰 차이가 없다”며 “발코니를 확장하고 복도식이 계단식으로 바뀐 것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새 우리의 생활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1~2인 가구의 급증이 대표적이다. 1970년대만 해도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였는데, 올해는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한집에 사는 가구원 수도 1970년대 5.2명에서 현재 2.1명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과거에 정해진 아파트 평면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물론 아파트는 장점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사람이 이를 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단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획일화된 평면이다. 아파트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측면 있다. 단면상으로 바닥, 천장 레벨이 모두 평평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인구 구성과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있는데 평면은 변화가 없다”며 “천정 높이 1m가 높아지면 아이들 IQ(지능지수), EQ(감정지수)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수많은 연구가 나오지만 2.7~2.8m의 층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익명성 역시 아파트의 문제 중 하나다. 개인의 사생활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사생활을 넘어 밀실화돼 고립으로 간다면,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인구 10만명당 고독사하는 사람은 4.7명 정도였다. 이 숫자는 계속 늘어 2023년엔 6.9명으로 늘었다. 사망한 지 10일이 지나도 고인과 관련된 사람을 찾을 수 없는 죽음이 늘고 있는 셈이다. 층간소음은 또 어떤가. 2019년 5만건이던 층간소음 관련 민원 숫자는 2024년 12만건으로 늘어났다.
박 대표는 “그전까지 층간 소음이 없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며 “대신 윗집에서 지금 뛰는 소리가 왜 나는지, 옆집에서 왜 큰소리가 나는지 사정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관계가 있었던 것인데 지금은 신고 외에는 방법이 없어진 셈이다.
아파트에서 다양한 커뮤니티가 생기고 있지만 진짜 소통은 쉽지 않다. 동시에 단지와 외부 사이의 벽도 높아지고 있다. 단지 내 출입을 막는 곳도 점점 늘고 있다. 박 대표는 야마모토 리켄의 말처럼 ‘탈주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프라이버시라는 측면 때문에 고립을 택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그는 써드플레이스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6~12인 정도가 소통하며 살아갈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든다”며 “건물 1층에 커뮤니티를 만들고, 위에 올리는 집들도 반듯한 세대가 아닌 단독주택을 쌓듯이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만든 써드플레이스는 모든 집의 구조와 평면이 달랐다. 어떤 집은 주방 식탁을 건너가야 침실이 나왔고, 어떤 곳은 아랫집에서 올라온 우물천장을 테이블 받침으로 썼다. 박 대표는 “새로운 입주인을 뽑을 때는 기존 주민들이 투표했다”며 “매월 새로운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혼자 사는 가구도 커뮤니티에 포함된 채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공급자의 이윤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의 시대에 사람은 더 적극적으로 집과 생활 방식에서 정체성을 드러내길 원한다”며 “건축적으로 공간적으로 그들의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그들이 원하는 집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