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휜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에 인플레이션(물가가 한꺼번에 지속해서 오르는 현상) 경고등이 들어왔다. 주류경제학의 해법은 '금리'다. 인플레이션을 억누르려면 정책 금리를 올리고, 반대로 인플레이션을 조금 부추기더라도 고용·성장을 활성화하려면 금리를 내린다는 공식이다. 2010년대엔 세계 금융위기 이후의 디플레이션을 잡으려 금리 인하·양적 완화가 동원됐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공급망 위기에 맞닥뜨린 2020년대는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닥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싸우는 중이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약발이 듣질 않는다는 주장도 알라딘릴게임 제기된다.
미국 정치경제학자이자 브라운대 국제경제학 교수인 마크 블라이스는 매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오랜 디플레이션 시대는 확실히 끝났고, 공급 충격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를 지배할 수 있다"며 "여기엔 금리 외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5월 출간 직후 월스트리트저널·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추천한 책 '인 바다이야기릴게임 플레이션의 습격'(21세기북스 펴냄)을 최근 한국어로도 냈다. 블라이스는 이 책에서 인플레이션이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의 산물이며, 불평등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으로 모두가 고통받는다는 개념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소득 분포 상위 10%는 소득의 극히 일부만을 소비재에 지출하므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덜 받습니다. 릴게임예시 오히려 석유 회사나 은행, 주택 실물 자산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금리 상승으로 이득을 보죠. 반면 저소득층은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에 직접 타격을 받습니다. (현대 자본주의에) 중립적인 경제 정책이란 없습니다."
앞으로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맞닥뜨릴 위험성도 경고했다. 특히 통상 부문의 '탈세계화' 정책이 트럼프 시대의 일 릴게임황금성 시적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 대세가 될 것이란 점에 주목했다. 그는 "자유무역주의는 2016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폐기되고 브렉시트가 발생했을 때 이미 끝났다"며 "국가주의적이고 국유화된 경제가 앞으로의 뉴노멀"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관세, 프렌드쇼어링(우호국 중심 공급망 재편), 온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의 자국 이전), 해외 직접투자 감소 모바일바다이야기 등은 모두 비용을 증가시키고 효율성을 떨어트린다"고 짚었다. 기후변화와 식량위기도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꼽았다.
블라이스는 부의 재분배 등 적극적인 국가 재정 정책을 새로운 해법으로 본다. "세계 중앙은행의 90% 이상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방향에 단순 반응해 금리를 움직이고 있지만 취약한 공급망, 기후변화 등에 이런 정책은 더 이상 맞지 않는다"며 "국가 역할이 두드러지고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한 비통화적 도구가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은행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 이상으로 국가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살 집을 못 구하고 가족을 갖는 것까지 포기하는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아요. 반독점 규제, 에너지·주택 보조금, 교통 투자 등이 시민 생활비에 영향을 미치고 인플레이션을 상쇄해줍니다. 공급 충격으로 초과 이윤을 얻는 거대 기업에 대한 횡재세도 일반적인 정책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경제가 궁극적으로 시민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면 실패한 사회입니다."
수출 주도 성장에 기댄 한국을 향해선 "강점이 곧 약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은 전기차·반도체 같은 초고급 수출품을 만드는데, 한국 제품을 수입하는 나라들이 자국 내 생산을 늘리고 싶어하는 영역"이라며 "해당 국가에 직접 투자해 현지에서 생산하라"고 조언했다. 또 "현지 투자를 보완하기 위해선 내수 소비와 서비스 부문을 확대해야 한다"며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6%(2024년 기준)라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74%보다 여유가 있고, 가계부채는 더 큰 문제이긴 하지만 강한 성장세가 뒷받침된다면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