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열린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제작진 간담회에서, 퍼피티어(인형사)들이 극중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 퍼핏을 처음 선보이고 있다. /에스앤코


“자, 소개합니다. ‘리처드 파커’입니다.”
케이트 로셀 퍼핏(puppet) 디렉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벽 뒤에서 ‘호랑이’가 나타났다. 정확히는 호랑이 ‘퍼핏’. 머리·심장·다리를 담당하는 퍼피티어(puppeteer·인형사) 세 사람이 호랑이의 몸속에 녹아든 것처럼 한 호흡으로 움직인다. 그르렁거리며 어슬렁어슬렁 걸음을 옮기다 사람들이 앉은 쪽 바다이야기오락실 을 노려보자, 저절로 몸이 움찔한다. 크게 입을 벌려 한 번 포효하더니 다시 걷는다. 눈앞의 상대가 한 주먹감도 안 된다는 걸 눈치챈 맹수처럼 오만한 위엄이 넘친다.
26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열린 ‘라이프 오브 파이’ 제작진 간담회. 내달 2일 이곳에서 공연이 개막하면, 망망대해 위 구명보트에 함께 탄 소년 ‘파이’뿐 아니라 객 모바일바다이야기 석까지 압도할 폭군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맨부커상을 받고 15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 ‘파이 이야기’와 오스카 트로피 4개를 차지 릴게임손오공 한 이안 감독의 동명 영화로 유명한 작품. 화물선 난파 뒤 벵골 호랑이와 함께 227일간 망망대해를 떠도는 소년 파이의 이야기다. 공연은 2022년 영국 최고 권위의 로런스 올리비에상 5관왕, 2023년 미국 토니상 3관왕에 올랐다.
특히 영국에선 ‘리처드 파커’ 퍼핏을 무대 위에 살아 숨 쉬게 한 퍼피티어 7명이 올리비에상 조연상을 공동 릴게임사이트추천 수상했다. 개인이 아닌 퍼포머 그룹에, 어쩌면 인간이 아닌 ‘퍼핏’에게 사실상 처음으로 올리비에상이 주어진 ‘사건’이었다. 로셀 디렉터는 “실제 호랑이 골격과 똑같이 만들어진 나무 골격이 안에 있고, 퍼피티어는 끊임없이 서로의 리듬과 감각에 집중하고 귀 기울이며 움직인다”며 “리처드 파커를 움직이는 3인 팀이 총 3팀 있는데, 각각 움직임의 리듬도 성격도 야마토게임방법 서로 다 다르다”고 했다. 리 토니 협력 연출은 “퍼피티어를 숨기지 않고 노출하지만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어느 순간 그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살아 숨 쉬는 동물 퍼핏만 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실 것”이라고 했다.



26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열린 '라이프 오브 파이' 간담회. 왼쪽부터 케이트 로셀 퍼핏 디렉터, 리 토니 협력 연출, 제작사 에스앤코 신동원 대표. /이태훈 기자


영어가 아닌 언어로 처음 만들어지는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 제작사 에스앤코 신동원 대표는 “소설과 영화의 팬이라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공연장에 갔다가, 살아 움직이는 리처드 파커와 눈을 마주친 순간 국내에서 공연하겠다고 결심했다”며 “한국어로 한국 배우를 통해 이 작품의 철학적 메시지가 전달돼야 공감이 더 클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 박정민과 박강현이 ‘파이’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공연은 내년 3월 2일까지, 6만~16만원.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