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의 '사이코빌딩 No.V'. 임창희기자


세상을 이끄는 거대한 담론과 서사는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여 만들어진다. 그 '작은 것'들은 세상에 흩어져 있을 때는 보잘 것 없어보이지만 하나하나 모두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 '작은 것'들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서 출발해 자신들만의 예술세계를 만들어 온 경기도의 중견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가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9일에 개막한 경기도미술관의 기획전 '2025 경기작가집중조명 - 작은 것으로부터'는 경기도에 기반을 야마토통기계 두고 활동하는 중견작가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박혜수, 최수앙 등 3팀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세 팀의 작가들은 경기문화재단 예술본부의 '경기 시각예술 집중조명' 사업과 협력해 제작한 신작들을 이번 전시에서 대거 선보인다. 세 팀의 작가들은 모두 1990년대에 대학 조소과를 다니며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태동시켰고, 이후 각자의 상황과 관심 바다이야기게임기 에 따라 20여 년간 조각, 설치, 영상, 회화, 퍼포먼스, 출판 등으로 매체를 확장하며 자신들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들이 20여 년에 걸쳐 쌓아온 작업적 태도가 만들어 낸 세계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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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작가(왼쪽)와 


2008년부터 함께 작업을 시작한 김나영과 그레고리 마스 작가는 가능성이 촉발하는 에너지에 기초한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장 초입의 한 가운데를 가득 채우는 대형 조각 '사이코빌딩 No.V'는 서로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이질적 요소들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이 공존하며 예상치 못한 의미 작용을 만드는 모습을 표현했다. 단위들이 겹치고 접합되며 생겨나는 관계의 흐름이 길게 늘어지고 확장되는 '스파게티피케이션'을 형성하는 모습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두 작가가 운영하는 '킴킴 갤러리'의 프로젝트 '트라우마 자랑'도 볼 수 있다. 현대인들이 개인의 고통을 SNS를 통해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소비하는 문화적 현상에 집중한 프로젝트로, 진보한 기술이 있지만 행복하지 않은 현대의 사회상을 담아냈다.
 




최수앙 작가. 사진=경기문화재단





최수앙 작가의 '괴물원'과 'UFO'. 임창희기자


인간의 신체에서 눈으로 볼 수 없는 뼈대와 근육, 윤활막 등의 모습에서 작업을 시작하는 최수앙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이 만들어 온 작품세계가 변화한 모습을 총체적으로 선보인다.
올해 제작한 신작 대형 설치 작품 '괴물원'과 'UFO'는 한 공간에 배치돼 '자연'의 모습을 형상화 한다. 신체의 주요 뼈와 피부에 가려진 근육들이 형태화되고 결합된 '반투명 조각'들과 5m 높이에 매달린 UFO는 작가가 '초충도'의 구성에서 영감을 받아 관계를 설정했다. 관람객들은 작품 사이를 걸어다니며 작품들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최 작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극사실적 형상을 탐구하며 만든 신체 모형들의 집합체 '조각들'과 자신이 조각에 임할 때 습관을 발견하기 위해 촬영한 영상 '몸짓기'를 통해 그가 만들어 온 거대한 작품 세계와 그 탐구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박혜수 작가. 사진=경기문화재단





박혜수 작가의 '지상낙원', '나라없는 사람 Ver.25'. 임창희기자


전시의 마지막 공간을 장식하는 박혜수 작가는 탈북민 50명과 한국인 3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이어지는 연작의 흐름에 위치한 두 점의 대형 설치 신작을 선보인다.
그녀가 선보이는 '나라없는 사람 Ver.25'는 벽화 앞에 언덕을 이루고 있는 분쇄화폐와 모빌에 매달린 스피커, 로봇청소기를 타고 돌아다니는 확성기, 벽에 설치된 서치라이트, 탈북민과 한국인이 '버린 꿈'에 대한 설문지로 구성된다.
서치라이트는 탈북과정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로 탈북민들이 꼽은 것이고, 스피커 모빌에서는 탈북민들이 '가장 상처 받았던 말'과 '혐오 연설'이 끊임 없이 나와 한국 사회에 주변인으로 머무르는 탈북민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또 벽면에 함께 붙은 설문지에서는 '별천지'에서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탈북민의 말과 '꿈을 포기했다'는 한국 청년의 말이 미묘한 파문을 일으킨다. 또 벽면에 박 작가와 오예슬 작가가 협업한 그래피티 작품에 영어로 적힌 '환영 인사'도 탈북민을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이어지며, 다음달 6일과 13일에는 각각 참여 작가들의 퍼포먼스와 아티스트 토크가 예정돼 있다.
 
임창희 기자 기자 admin@gamemong.info